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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속리산 문장대 등반

이원석(문엄) 2006. 11. 21. 18:39

 

 

 


"이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요"

 

이제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장대에서 하산하는 길에 이번 캠프에 참가한 안성환(41)씨는 거의 풀린 다리로 힘든 걸음을 걸으면서도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높은 곳을 향한 희망찬 발걸음.’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제근)에서는 장애인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등산 활동을 통해 도전의식 함양과 자신감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속리산 국립공원 문장대 등반을 실시했다.

 

영천시 등록 장애인 15명과 자원봉사자, 직원 등 40여명은 28일 아침 장애인복지관에 모여 부디 몸조심하라는 이제근 관장과 복지관 직원, 가족들의 걱정 어린 배웅을 받으며 호기심이 넘치는 가운데서도 조금은 두려운 캠프 길에 올랐다.

 

첫 번째 방문지는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한때 영천에서 근무했던 임상범 사무국장을 비롯한 직원, 장애인들의 환영 속에 보호작업장, 통합보육실, 주간보호실 등을 안내받고 점심과 차를 대접받았다. 영천보다 규모가 조금 더 크고 경사로와 운동장이 잘 정비되어 있어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웰빙의 고장 문경의 철로자전거는 3년 전 한 시민의 아이디어로 구상되어 미국에서 철로자전거 2대를 들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탄생했다.

 

진남역을 중심으로 불정역과 가은역 방향 약2㎞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요금은 대당 3,000원이고 30대의 자전거가 있지만 평일이라도 미리 예약을 안 하면 꽤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자원봉사자 1명과 자전거타기가 가능한 장애인 1명씩 조를 짜고, 중앙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명을 앉힌 후 가은역 쪽으로 자전거를 운행해 보니 생각보다 그다지 힘이 들지 않았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반환점을 돌아 출발점으로 들어오니 40분 정도가 걸렸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문경석탄박물관. 2003년 개관된 석탄박물관은 폐광된 가은읍의 은성광업소를 활용하여 실제 광업소 분위기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갱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곳으로 석탄의 생성과 석탄산업의 변천사, 탄광촌에서의 생활, 출갱 장면, 장비 등을 통해 탄광체험을 할 수 있었다.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구의 형성, 석탄의 기원이 되는 고생대 그리고 석탄이 형성되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전개한 1층 전시실과 출갱 장면과 매직비전, 장비전시, 영상관과 문경문화관이 있는 2층 전시실, 인차, 광차, 권양기, 공기압축기 등의 대형광산장비가 전시된 야외전시장, 실제 은성광업소 갱도를 이용한 갱도전시장과 1970년 겨울 및 여름배경 사택내부 가족의 모습과 광업소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광택사택이 복원 전시되어 있다.

 

석탄박물관에서 나와 하루저녁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주의 성주봉자연휴양림으로 차를 몰았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 성주봉자연휴양림은 숲속의 집, 산림휴양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청정자연환경 속에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시설로 각광받고 있으며, 현재 휴양림 내에 25만여 평 규모로 한방생태마을, 한방자원개발센터, 약초재배단지, 한방건강공원, 한방촌, 한방건강센터 등이 건립되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한방산업단지를 조성 중에 있다.

 

숙소에서 복지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안전교육 및 다음날의 등산내용을 논의하고나서 조별로 모여 공동화를 그리며 단합을 다진 후 깊은 잠자리에 들었다.

 

세종대왕이 문무시종과 함께 시를 읊었다는데서 유래한 문장대는 세 번을 다녀와야 극락정토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생길만큼 신성한 땅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속리산의 높고 낮은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늘 구름 속에 묻혀있어 운장대라고도 하며 해발 1,054m의 석대이다.문장대 등반을 위해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국립공원 속리산사무소 화북분소에 모인 일행은 자신감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상주소방서 김원호 소방사와 상주대학교에서 자원봉사자 5명이 지원나왔지만 3명의 휠체어장애인과 3대의 휠체어, 어느 정도 걸을 순 있어도 등산경험이 거의 없는 12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과연 문장대를 정복할 수 있을까?한 조당 7, 8명씩 3개의 조를 짜서 조별로 이동하기로 했다.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보행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업고, 또 다른 한 명이 휠체어를 메고 움직였으며 보행이 가능한 장애인은 손을 잡거나 부축했다. 처음에는 가볍던 몸들이 어느 순간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선두와 후미그룹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속리산을 찾은 많은 등산객들의 격려 속에 감동적인 ‘인간승리’가 시작되었다. 온 속리산을 떠들썩하게 화제로 몰아가며 아침 9시 조금 못되어 산행을 시작해 마지막 팀이 문장대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 무더운 날씨였지만 문장대를 지나가는 바람은 이들의 땀을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보다는 다소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장애인들의 다리가 풀릴 대로 풀렸고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빠진 사람들도 생겨났다.

 

힘들기는 직원과 자원봉사자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서로 사랑으로 감싸주고 격려하면서 오후 7시 조금 넘은 시간에 모두들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

 

이번 캠프의 담당자 김석진(28) 사회복지사는 “이런 기회가 아니고선 장애인들이 언제 이렇게 높은 산을 오를 수 있겠어요. 이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이날의 산행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문장대까지는 3.3㎞ 거리로 건강한 정상인은 3시간 정도면 왕복산행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날은 10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1박2일간 동행취재를 하면서 ‘장애인이란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 정신은 일반인들보다도 훨씬 더 건강한 우리 이웃’임을 절실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