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들이 많이 찾는 유상못을 지나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면 북안면 유상리가 나온다.
이 마을에는 옛 신라인들의 생활면면을 엿볼 수 있는 생활자기, 전통자기, 도자기 등 다양한 토기를 제조해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오며 선현들의 혼이 담긴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제작하고 있는 신라토기(대표 박용태)가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이 고비입니다. 이 순간을 얼마나 잘 넘기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좌우됩니다.”
8일 자정부터 가마에 불을 때기 시작해 19시간째를 맞고 있는 9일 저녁 7시경 박용태(54) 씨 부부는 한 순간도 가마에서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작은 불로 시작해 정점에 이르면 불의 온도는 무려 1200℃, 예의상 한번쯤은 가마에 나무를 넣어보려고 다가가니 엄청난 열기가 덮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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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0도에 육박하는 온도속에 연단되고 있는 신라토기 |
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을 박씨 부부를 위문하기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과 함께 방문한 영천향토사연구회(회장 이임괄) 회원들은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하는 모습들이었다.
17일부터 19일까지 영천문화원 2층 조양갤러리에서 월산요(대표 정용석)와 함께 공동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어 원래 계획보다 이틀정도 일찍 불을 지피게 되었다는 박씨는 “좋은 토기를 제작하려면 양질의 흙을 사용해서 잘 만들어야 되고 또한 혼을 불살라 잘 구워야 된다.”고 했다.
가마에 들어있는 신라토기 100여점은 36시간 동안 연단을 받은 후 15일경 세상에 나와 평가를 받게 된다.
고향인 도동에서 옹기점을 운영한 부친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올해로 흙을 만진지 42년째라는 박씨는 지난 1990년 이 마을에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민족의 위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는 인기드라마 ‘주몽’ 제작진으로부터 소품으로 사용될 토기 협찬 요청을 받고, 그릇과 주병, 등잔, 서주(주전자) 등 자신의 작품 150여점을 납품해 화제가 되기도 한 박씨는 경북관광기념품 경진대회 입선(97, 99, 2003), 경북공예품 경진대회 입선 및 특선(96, 2000, 2001), 전국공예대전 입선(2001), 경북공예품 경진대회 입선 및 장려상(2002, 2003), 영천시민상 문화부문(2002), 제8회 전국관광기념품경진대회 특선(2005) 등 숱한 수상기록을 갖고 있다.
작업실로 들어가니 자동화가 아닌 옛날 방식 그대로 수작업만으로 재현, 생산된 기마인물상과 여러 가지 모양의 장경호, 향로, 뿔 토기, 마차형 토기, 가야 기마인물상, 오심 등잔, 고배, 서수, 장군 등이 우리민족의 역사와 살아 숨쉬는 혼을 보여주었다.
고귀하고 우아한 품격과 예술적 가치로 인해 소장의 가치가 높아 외국에서 더욱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신라토기는 영천의 자랑거리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