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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영천우시장,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이원석(문엄) 2007. 7. 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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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사람, 사는 사람, 발버둥치는 소… 활기 넘쳐
2007년 07월 12일 (목) 18:53:29 이원석 기자 ycnews24@hanmail.net
영천5일장이 열린 12일 오전 6시30분경, 작산동 우시장에는 한우를 실은 화물차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소를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온 농민들, 낯선 환경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소들이 한데 뒤엉켜 활기가 넘쳤다.

   
  ▲ "저 잘 생겼죠?" 시장에 나온 소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큰소(살소)와 암소, 중송아지, 산양으로 나눠 장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조금이라도 가격을 더 받으려는 매도자와 싸게 사려는 매수자 사이에서 중개인들이 흥정을 붙였다.

   
  ▲ "엄마, 우리 이제 어디로 가?"
 
일부에서는 자기 소의 가치를 낮게 매기는 바람에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고 잠시 틈을 타 간이판매소에서 허기를 면하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 낯선 환경에 당황한 나머지 끌려가지 않으려는 소 한마리가 중개인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중개인 김대규(70)씨에게 오늘 시세가 어떠냐고 물으니 “A, B, C, D 등급에 따르지만 살소는 ㎏당 8,300~8,500원이고 D급은 ㎏당 8,000원선으로 예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중매인 김태규씨가 손님들에게 오늘 시세를 설명하고 있다.
 
영천우시장에는 모두 9명의 중개인이 활동하고 있는데 거래가 성사되면 수수료(380㎏ 이상 1만원, 380㎏ 이하 5천원)중 20%를 나중에 수당으로 받는다.

   
  ▲ 축협직원들이 부루세라병 검사증명서를 확인하고 가축매매 수수료 영수증을 끊어주고 있다.
 
사무실에는 축협직원 2명이 1~2개월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근무를 나오는데 부루세라병 검사증명서를 확인하고 가축매매 수수료 영수증을 끊어주고 있었다.

이날 근무자인 이수천씨는 “오늘 장에 팔려고 내어 온 100여두 중에서 거래건수가 10건 미만”이라며 “경기도 안 좋은데다가 FTA체결 여파로 요즘은 매매가 잘 안 이루어지고 주로 시세를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 "이돈에 그냥 팔아?" 가격 흥정을 벌이고 있는 매도자와 매수자
 
다큐멘터리 제작관계로 영천우시장을 찾아왔다는 대구MBC의 한 기자는 “경산이나 안강 등 주변의 우시장을 안 가본 곳이 없지만 그나마 명맥을 유지한 곳은 영천뿐”이라며 “요즘같이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우시장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95년 10월 야사동에서 작산동으로 이전해 올 때 함께 왔다는 우시장 앞 김종근(57)씨의 식당에 들어가니 농민 네 명이 아침부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볼일은 다 보셨어요?” 하고 물으니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명이 울분을 터트렸다. “포당 600~700원이나 오른 사료 값은 또 오른다고 난리인데 재작년말~작년 초까지 550~700만원하던 암소가 지금은 400~500만원밖에 안합니다. 축산농가의 붕괴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 "우리도 좀 사가세요." 한쪽에 산양을 매매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지만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보였다.
 
삼진아웃으로 조만간 농장을 정리한다는 김용주(56ㆍ청통면 계지리)씨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한마디 거들었다. “외부에서 유입한 소가 전혀 없고 아무리 소독을 해도 몇 개월에 한번씩 부루셀라에 감염된 소가 나와 10여 마리씩 여러 번 땅에 묻었습니다. 4월부터 부루셀라 보상가를 60%로 낮춘 것은 농민을 완전히 죽이는 일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면서 “오늘 일하시려면 술 조금만 드세요.”하고 돌아섰더니 “세상이 이런데 어떻게 술을 안 먹을 수 있겠습니까?”하는 절규가 뒤에서 들려왔다.

영천우시장에서는 2일과 7일 열리는 5일장 날 외에도 매월 15일 오전 10시부터 12시경까지 일정두수 이상 사육하는 대농가들이 주로 참가하는 청정우 경매가 실시된다.

새벽을 깨우는 영천우시장.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옛 영화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순박한 옛 정취는 아직까지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