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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통 신원리에서 폐사지 ·도요터 찾았다”
“찾았다!” “폐사지가 틀림없어”
지난달 22일 오전 청통면 신원리 안신원의 폐사지 답사에 나섰던 영천향토사연구회(회장 이임괄) 회원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들뜨기 시작했다.수년전 신원리에서 폐사지를 본 것 같다는 한 회원의 제보로 시작된 이날 답사는 지난달 치산리 진불암 계곡의 불상에 이은 두 번째 숨겨진 지역의 문화유산 찾기 사업의 일환이었다.
신원리 찜질방에 차를 주차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과 돌, 물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천혜의 비경을 따라 500~600m 올라가니 깨진 기왓장과 벽돌, 축대 등이 보이기 시작했고 한 언덕위에 도굴꾼들에 의해 완전히 파손되기는 했지만 위용을 자랑하는 탑재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이어 탑터에서 경사를 따라 20여m 아래로 내려가니 생활용기 조각 등 도요터로 추정되는 흔적들이 나왔다.
월산요의 정용석씨는 “흙이 1200℃ 이상의 불에서 가열되면 이렇게 변한다.”면서 “유래는 잘 알 수 없어도 가마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찍은 사진들과 수거한 기와 등을 가지고 저녁에 경상북도 문화재연구원에 근무하는 김태훈 연구원에게 문의한 결과 “예전에는 큰절에 도요터도 함께 있었다. 규모로 봐서 절은 통일신라시대, 기와는 고려시대로 추정된다.”고 말했고 “흰 기와가 다량 발견된 걸로 봐서 불이 나서 폐사된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원조 영천시 문화예술담당은 “현재 영천문화유적분포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이라며 “문화재계에 의뢰해 좀더 철저한 고증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답사 도중 만난 신원리 주민 박종호(59)씨에 따르면 “어린 시절 어른들도 절은 보지 못했다고 한 만큼 절은 꽤 오래 전에 없어진 것 같다”며 “ 산 너머 뒤치방골에도 또 다른 폐사지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또 박씨에게서 산 중턱에 있는 거대한 바위군인 상상봉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상상봉에서 바위가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 마을사람들 중에 누군가 한명은 반드시 죽었기 때문에 마을에서는 바위들을 항상 눈여겨 봐왔었는데 최근에는 떨어진 경우가 없었다고.외신동 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절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절골과 그릇점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점골의 명칭이 아직까지 이 지역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날부터 이틀간 ‘영천의 옛집을 찾아서’란 주제로 영천지역답사에 일찍 참가한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 일부 회원들과 함께하느라 오후 일정이 겹쳐 5월에 다시 다른 폐사지를 찾기로 하고 신원리 답사를 마무리했다.
영천의 유일한 국보 거조암 영산전이 있는 신원리에는 호환을 막기 위해 동네사람들이 동제를 지냈다는 불호당과 세종조에 급제해 이조참의의 벼슬에 오르고 훗날 대재촌에서 당시의 선비 김종직, 서거정, 남효온 등과 성리학을 토론하며 일생을 보낸 죽재(竹齋) 윤극(?~1493)의 묘소를 수호하기 위해 세운 재사인 신원재(新原齋) 등이 남아있다.
한편, 지난 3월 19일 영천향토사연구회에 이어 신녕면 치산리에서 불상을 찾기 위해 4월 15일 나섰던 경북대학교 역사교육학과 교수 및 학생들이 찾지는 못했지만 다음과 같이 대략적인 정리를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팔공산 아래 진불암 계곡의 암석지 내의 일부로서 수도사에서 약 20정(町, 1정=109.091m/dir 2.2㎞), 진불암에서 수 정(약 400~500m?)의 산복(山腹, 산중턱)의 거대한 화강암 굴 중에 자연석에 조각된 높이 3척(尺)(약 90㎝), 흉폭 1척 8촌(寸)(약 54㎝)의 좌불 1체(體), 높이 3척 4촌(102㎝), 흉폭 1척 2촌(37㎝) 및 높이 2척 5촌(76㎝), 흉폭 1척 2촌(37㎝)의 수호불(守護佛) 각 1체(협시보살로 추정)가 있다.
표면에 균열이 있지만 거의 완전하고, 다른 2체도 일부 파손된 부분이 있지만, 거의 완전에 가깝다. 더구나 부근에 분쇄되어 없어져 버린 것 2~3체가 있다.>한편, 지난 1986년 발족,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영천향토사연구회에서는 골벌 제10집 발간과 함께 올해를 제2도약의 해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초람서예연구실 박세호, 참선공예사 김덕주, 풀빛공방 김윤자씨 외에도 월산요 정용석, 대영공예 서성원 씨 등 지역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예술가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영천의 문화부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천향토사연구회 이임괄 회장은 “영천을 사랑하는 마음하나만으로 결성된 본 모임이지만 지난 20년간 나름대로 많은 일들을 해온 것 같아서 흐뭇하다”며 “앞으로도 회원들마다 하는 일은 달라도 영천향토사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