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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향토사연구회 완산동 고분군 답사

이원석(문엄) 2006. 11. 21. 19:25

 

  

 

고대 영천문화의 중심지, 봉토분·토광묘… 대규모 유적 판명

 

고대 영천문화의 중심지 완산동. 완산동은 안완산과 바깥완산, 개고개, 말죽거리 등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국사기’지리지에는 “영천에는 골벌국(骨伐國)이 존재했으며, 삼국시대에는 신라의 절야화군(切也火郡)이었다고 한다.

 

골벌국의 왕 아음부가 사로국에 항복한 것은 조분왕 2년(231)의 일이다”라고 나와 있다.

 

영천향토사연구회(회장 이임괄)에서는 지난달 24일 완산동 일대에서 고대 영천지역의 유적 찾기에 나섰다.

 

어린 시절 이 일대에서 놀던 기억을 더듬어 답사를 돕기 위해 동행한 박우락 중앙동장과 이준철 회원의 도움을 받았지만 많은 땅이 군부대에 수용되면서 지형이 많이 바뀌었고 우거진 풀들로 인해 발굴 작업보다는 고분군이 발견되었던 지점을 확인하면서 당시의 지형과 생활상을 더듬어 나갔고 겨울이나 이른 봄에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다시 한 번 찾아오기로 했다.

 

 “저 길이 내가 어릴 때 개고개에서 작산 삼거리를 통해 경주로 버스가 통행하던 길입니다. 당시에는 영천에서 사람이 죽으면 거의 대부분이 이곳에다 묘를 쓴다고 말할 정도였으며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수시로 토기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언젠가 제대로 된 발굴을 하게 되면 고대 영천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라며 완산동 고분군중 가장 큰 규모의 고분이 발견된 개고개와 공동묘지 일대에서 박우락 동장은 잠시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겼다.

 

월산요 정용석씨는 복숭아 밭둑에서 발견한 토기 파편을 보고 “두께로 봐서 상당히 큰 항아리 조각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크기면 옹관은 아니고 부장품에 들어가는 석실에 사용된 듯하다”고 추측했다.

 

지난 1996년 대구교육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완산동 고분군 지표조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1지구 고분군은 전체적으로 영천시에 접근해 있고 군부대 탄약창의 철조망을 따라 길게 형성되어 있으며 10여기의 봉분이 남아있고 채집되는 토기는 와질(瓦質)토기이거나 타날문이 시문된 고식(古式)의 경질(硬質)토기들이 많다.

 

2지구와는 지형적으로 작은 계곡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진다. 2지구 고분군은 1지구 고분군과 작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형성되어 있으며 많은 지역이 계단식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2지구에서 확인되는 유물들은 대개가 6세기대 이후의 경질토기류가 많다.결언에서는 완산동 고분군은 조사결과 중대형분을 포함한 다수의 봉토분(封土墳)과 함께 많은 수의 토광묘(土壙墓)가 축조된 대규모의 유적임이 판명되었다.

 

1지구의 경우, 구간의 전면에서 토광묘와 관련된 유물이 채집됨과 동시에 봉토분의 주위에서도 5~6세기 대의 유물들이 채집되는 것으로 보아서 동일구간 내에서 유구(遺構)들이 중복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유적의 상한연대는 적어도 2세기 중반까지 소급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채집되는 유물 중에서 와질(瓦質)의 우각형파수부호(牛角形把手附壺) 편(片)이 발견 확인된다든지, 와질의 노형토기와 횡침선이 조밀하고 태토질이 순수와질인 토기가 다수 확인되기 때문이다.

 

늦은 토광목관묘(土壙木棺墓) 단계까지 소급될 가능성이 있으나 대체적으로 토광목곽묘(土壙木槨墓) 단계 이후의 유물들로 보아 무난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전기 와질토기의 요소를 일부 포함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후기 와질토기의 특징을 많이 가졌다고 판단된다.완산동 1지구에서 채집되는 유물과 비슷한 시기의 유적으로는 창원 도계동 유적, 노포동 유적, 합천 저포A지구, 울산 하대 유적, 대구 팔달동 유적, 경산 임당ㆍ조영동 유적 등을 들 수 있다.

 

2지구에서 채집되는 유물은 1지구에서 채집되는 유물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대개 와질토기나 이른 시기의 타날문계(打捺文系) 경질토기 보다는 5~6세기 대 이후의 경질토기들이 많다.

 

정식조사가 아니라 명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전체적인 매장양상이 1지구에서 2지구로 옮아간 것이 아닌가? 라고 판단된다.이번 조사에서 제법 많은 양의 토기 편들을 채집하였으나, 이를 형식적으로 분류하여 편년할 정도의 충분한 자료는 되지 못하였다.

 

단지 확인되는 몇몇의 기종을 기존 경남지역의 편년 자료와 비교하였을 때 후기와질토기 단계에 속하는 유적으로 판단되어지며, 정식조사를 실시할 경우 이보다 연대가 소급될 가능선이 있다고 판단된다.

 

새벽에 끝난 월드컵축구 예선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을 응원하느라 잠을 설치고 나와 피곤할 터인데도 2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하는 열정을 보인 답사였지만 눈에 띄는 시기와 공간상의 제약으로 많은 수확을 거두지는 못했다.

 

단지 고대국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땅을 밟아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는 있었지만.

 

한편, 이날 답사 후 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열린 영천향토사 연구회 임시총회에서는 신입회원 가입건과 장기 미 참석 회원 제적건, 가족답사 , 골벌 10집 출판기념회건 등이 논의되었다.(경북동부신문 145호, 06. 07.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