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살며 사랑하며

‘돌팔이 서무계’ 제대 30년 만에 옛 전우를 그리며

이원석(문엄) 2016. 6. 18. 16:49

 

 

얼마 전 아침에 갑자기 서울에 있는 군대 고참과 카카오톡을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수소문한 결과 부과 며칠 만에 11명의 전우와 연락이 되었다. 동기 1, 후배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상급자였지만 전부 반갑게 맞아주었다.

 

공무원, 주유소, 사업, 목회자, 신부, 직장인 등 하는 일이나 서울, 대구, 전주, 원주, 안성, 태백, 무주, 영천 등 사는 곳도 다르지만 30년 전 군 생활에 대한 그리움은 같았다.

 

전주에 사는 유종영 병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목소리를 들으니 신병 때의 일이 생각난다고 했다. 제대하는 날까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이날은 사실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훈련소를 퇴소하고 36사단 의무대로 선발되어 전입간지 며칠 지난 어느 날 밤 12시쯤 된 시간이었다. 지인이 물어물어 소재를 확인하고 부대로 전화를 했었다. 마침 불침번이었던 당시 유 상병이 전화왔다며 깨웠다.

 

어설픈 군기가 든 상태로 잠에서 깬 나는 얼떨결에 ~ ×××! 전화 왔으면 네가 받으면 되지 자는 내가 받아야 되겠냐?”고 되받았다. 유 상병 왈 야 너 방금 뭐라고 했어?”라고 했고 순간 사태파악이 된 나는 아무생각이 안 난다며 딱 잡아떼었다. 기억난다고 했다간 아무리 사람 좋은 선임자이지만 자기 밑으로 모두 기상해서 얼차려를 받아야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유병장이 제대하는 날까지 당시 일을 기억못한다고 했다가 이번에 사실대로 실토했더니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돌팔이 서무계’ 제대 30년 만에 옛 전우를 그리며.hwp

 

 

 

‘돌팔이 서무계’ 제대 30년 만에 옛 전우를 그리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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