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줄기세포 연구 재개 및 지원을 미룰 수 없다. 세계 주요 선진국은 지금, 줄기세포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대규모 자금지원을 통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시바삐 줄기세포 연구재개를 위한 국민적 대합의를 도출하고 줄기세포 연구재개와 지원이라는 시대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난 2009년 3월 9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명을 하면서 “이 연구가 제공하는 잠재력은 엄청나며, 적절한 지침과 엄격한 감독이 이뤄진다면 위험은 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생명윤리를 강조하며 줄기세포 연구를 제한했던 부시 전 정부와 정책적 차별화를 보인 것으로, 이 연구가 가진 막강한 잠재력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미국은 이미 캘리포니아주가 자체적으로 3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예일대, 캘리포니아주립대와 같은 명문대학들도 앞다투어 줄기세포 연구소를 세우고 연구경쟁에 뛰어들었다. 유럽연합은 65조원 규모의 줄기세포 공동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이며, 특히 영국은 자체적으로 2조원 규모의 줄기세포 연구를 구상하고 있다. 가까이 있는 일본 역시 연간 5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2005년까지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우리나라였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황우석 사태 이후로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는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세계는 이미 이러한 첨단바이오산업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신기술에 대한 선점을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연구지원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으며 국내 연구는 사실상 위기를 맞고 있다.
2009년 3월 11일, 미국의 CBS방송은 콜로라도주에 사는 16세 소녀 메이시 몰스양이 줄기세포 치료로 눈을 뜬 과정을 소개한 바가 있다. 메이스 몰스양은 태어날 때부터 시신경 발육부진 증세를 보여온 선천적 시각장애인이었지만, 줄기세포 치료가 허용되어 있는 중국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았고 이제는 운전면허를 딸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줄기세포 연구는 희귀난치질환자 및 중증장애인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며, 향후 1,00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시장을 형성할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우리가 애써 이뤄 놓은 성과마저 부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과학자들은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진취적이며 도전하는 자세로 경계를 허물고 교류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주요 선진국간 벌어지는 기술선점 각축에 발 벗고 뛰어들어야 한다.
2009. 3. 16
사단법인 한국척수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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