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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주 최부자집 가훈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원석(문엄) 2008. 9. 8. 15:44

 

 
▲ 이원석 기자

“▶ 벼슬길에 나아가되 진사이상은 하지 말라 ▶ 재산은 만석이상 모으지 말라 ▶ 과객을 후히 대접하라 ▶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 최씨 가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교동 최식씨 가옥에 전해 내려오는 가훈으로 이웃사랑과 근검절약정신 그리고 절제를 가르치고 있다.

이 가옥은 신라시대 요석궁이 있었던 자리로 1970년 11월 화재로 별당과 함께 사랑채가 불탔으나 지난 2006년 8월 경주시에서 5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37평 규모의 사랑채를 복원한 것이다.

경주박물관대학 30기 첫 답사가 열린 7일 사랑채에 앉아 이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가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에 예외를 적용하며 500년이란 긴 세월을 변함없이 유지하며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칭송을 받은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각하게 한다.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뜻하는 이 말은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 곳간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보통 사회지도층이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실천해야 한다는 뜻의 단어이지만 사회지도층들이 국민의 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문제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경주 최 부자가 500여 년 동안 장기적으로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남들과 다른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경영 노하우,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가족문화와 엄격한 부자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 안채

엄청난 재산을 정리하면서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는 대학에 헌납해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는 경주 최 부자 가문의 용기는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다시피 한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돈이 있어야 대접받는 자본주의시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다보면 작은 부자는 될 수 있겠지만 대대로 존경받는 큰 부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최부자집의 가훈을 교훈삼아 가진 자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