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지마, 킨다이교, 아키요시 슈호도 동굴…
장모님과 떠난 일본 야마구치, 히로시마 여행
장모님, 처형, 아내와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우리 집에 다니러 왔다가 갑자기 이야기가 나와서 급하게 결정했다.
여러 여행상품들을 뒤적이면서 가깝고 저렴하면서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곳으로 찾다가 야마구치현과 히로시마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를 발견했다.
호후텐만궁, 루리코지 5층목탑, 미야지마(宮島), 이츠쿠시마 신사, 킨다이교, 야나이 마을, 아키요시다이와 아키요시 슈호도 동굴, 히노야마 전망대까지……. 가슴 설레는 여정이다.
오후 6시에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부관페리 하마유를 타고 밤바다의 낭만을 듬뿍 맛본 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날 아침 8시경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했다.
첫 번째 관광지는 야마구치현 호후시에 있는 호후 천만궁. 다자이후에 있는 천만궁보다 규모는 작지만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먼저 머물렀다는 곳으로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다음은 야마구치시 호네이산(保寧山)에 위치한 일본 3대 탑중 하나로 국보인 5층 목탑이 있는 루리코지(瑠璃光寺)를 찾았다. 주변경관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특히 대형 염주가 인상 깊었다. 커다란 염주를 정성을 다해 하나씩 위에서 밑으로 떨어뜨리며 돌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루리코지를 나와서 점심식사를 한 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했던 히로시마현 미야지마(宮島)로 향했다. 페리를 타고 들어가면서 아름다운 바다와 섬의 조화에 잠시 황홀감을 느꼈다.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일본 3대 절경의 하나라는 수식어답게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신사가 마치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수중(水中)신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곳은 이츠쿠시마 신사를 상징하는 오오도리이, 사람들과 친숙한 사슴, 모미지 만두가 유명하다.
노천 온천욕을 한 후 카메노이 호텔 이와타니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관광은 일본의 3대 다리라는 킨다이교. 곡선을 이루는 다리가 5개 연속으로 이어지는 특이한 모양의 다리로 마을 역시 고즈넉한 멋이 남아있었다.
1시간여 이동해 야나이에 도착했다. 간장공장과 전설이 깃든 버드나무와 우물광광을 했다.
야마구치의 아키요시다이와 아키요시 슈호도 동굴. 동양 최대의 석회암 종유동굴로 길이가 10㎞에 이르고 평균기온이 17℃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는 아키요시 슈호도 동굴에 이어 일본 최대의 카르스트 지대로 1/3 가량이 국립공원인 아키요시다이에서 대자연의 신비를 만끽했다.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힘든 내색 없이 개방된 1㎞ 동굴 구간을 완주하신 장모님을 보면서 자식으로서 ‘아직도 건강하시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했다.
마지막 일정은 칸몬대교와 칸몬해협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히노야마 공원과 전망대였다. 언제부턴가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
히노야마는 해발 268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산 정상에서 조망하는 칸몬(關門)해협의 모습과 시모노세키 시내의 야경이 볼 만하며 산 정상까지는 로프웨이를 이용해 올라 갈 수 있다. 히노야마는 세토내해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정상에서의 야경은 더욱더 아름답다고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하니 일본인 친구 하시모토 카요코씨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했다. 초밥과 일본 전통차를 준비해 와서 선물로 줘서 가슴 뭉클했다.
돌아오는 배에서 3박4일간의 일정을 되짚어보았다. 가족 간 유대를 돈독히 하고 새로운 곳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으며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형성도 된 즐거움으로 가득 찬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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