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은 여러 자손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시기라는 우리 부부의 결혼 20주년 도자기혼식(陶磁器婚式)이다.
1992년 3월 7일 만나서 두 달이 채 안된 5월 5일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했었다. 벌써 큰아들이 20살, 작은아들이 생일 빠른 18살(고3)이니 우리들의 나이와 아이들의 성장을 맞바꾼 셈이다.
지난 20년간 두 아이를 키우면서 서로 사랑하고 위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생후 40일 만에 뇌수술을 한 큰아들 뒷바라지와 14개월 차이인 작은아들을 키웠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렀다.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아내가 3월말에 장모님, 처형, 처조카와 함께 7박8일간 태국을 다녀왔고 나도 4월말부터 9박10일간 스페인, 포르투갈 연수를 다녀왔기에 해외여행계획은 접었다.
아내를 즐겁게 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공항에서 커플티를 샀고 기내에서 목걸이와 귀고리를 구입했다. 그리고 이참에 낡은 장롱과 가구들을 바꾸기로 했다.
아는 분의 딸이 20년 전 우리와 같은 날 영주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축하와 여행을 겸하게 되었다.
세월이 금세 지나가는 것을 보니 10년 후에는 결혼 30주년인 진주혼식(眞珠婚式)도 조용히 다가올 것이다. 그때 우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해진다.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한참을 망설인 끝에 커플티를 샀다. 좀 쑥스럽기도 하고 효용성이 없다며 티셔츠를 사는 걸 아내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냥 같은 걸 입고 싶었다. 기내에서 제이에스티나 김연아 목걸이와 귀고리를 구입했다. 아내에게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집에 돌아와서 장농과 서랍장, 소파와 테이블을 주문했다. 결혼 20주년을 맞아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짐을 정리하면서 둘이서 "결혼할 때부터 있었던 것은 우리 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한바탕 웃었다.
대부분의 기혼 남자는 살아가면서 '그녀와 결혼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대부분의 유부녀는 '이 남자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고 한다. 20년 후에도 여전히 우리 부부는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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