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몰아쳐도 오봉은 달린다 포구의 꽃 김양은 거센 파도 밀려오는 선창에 스쿠터를 댄다
먼 바다와 맞장 뜰 일에 눈 벌겋던 사내의 어깨가 다방 커피에 녹아들다가 은근슬쩍 김양의 허벅지로 쏠린다
배들조차 서로서로 깍지 낀 채 스크럼을 짜는 폭풍전야
아가 어르듯 말 같은 사내를 받아내고 있는 저 무릎 안장에 엎드려 나도 그만 인간적으로, 수컷이 되고 싶은 그런 날이다
‘먼 바다와 맞장 뜰 일에 눈 벌겋던 사내의 어깨’를 녹여주는 다방커피, 시詩보다 낫다. 태풍 전야의 불안함을 달래주는 튼실한 허벅지의 주인공 ‘포구의 꽃 김양’, 시인보다 낫다.
그대,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이 삶이 아닌가? 그런데, 인생의 묘미는 거기 있지 않은가?
뭔가, 잘 안 풀릴 때 위로가 되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이 때, 공자 왈, 맹자 왈은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야. 가식을 벗어버린 솔직한 위로가 인생의 큰 힘이 된다는 것이지.
감포로 가면, 파도 소리 보다 더 시원한 스쿠터 타고 달리는 ‘포구의 꽃, 김양’을 만날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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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장병훈 |
시인 장병훈은 월간 시전문지 <심상>을 통하여 문단에 나왔으며, 동리목월문학관의 ‘詩作나무’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화룡동 산 7번지의 선화여고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문학동아리 ‘좁은문’지기를 하고 있다.
* 영천뉴스24 블로그인 <별빛촌닷컴>(http://www.01000.in)을 방문하면 장병훈의 <시와 연애를 하자> 전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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