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3월 3일 자로 우리 전통 장례문화의 상징인 『경산의 곳집(상엿집)과 관련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로 지정예고 했다.
|
 |
|
|
조선 500년 역사의 유교실천덕목인 관혼상제(冠婚喪祭) 중에서 효의 적극적 표현형식이 상례(喪禮)이다. 이 상례의 상징인 상엿집(곳집)이 급속한 경제개발ㆍ생활문화의 변화와 더불어 혐오시설이라는 무관심속에 소멸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번에 지정예고 한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학리 무학산 자락의 곳집(상엿집)의 경우도 철거위기에 있었으나 한 문화재 애호가의 노력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지은지 100년이 훨씬 넘은 이 곳집은 지난해 5월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가 당초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있던 것을 사들여 연구소가 있는 하양 대학리 무학산 자락으로 이전, 원형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이 상엿집은 원래 양쪽에 상여꾼 16명씩 총 32명이 드는 대형 상여를 두던 곳으로 상량문에 ‘1891년 3번째로 옮겨 왔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최초 건축연대는 훨씬 이전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대형 크레인과 트레일러를 동원해 상엿집 기와, 서까래를 걷어낸 뒤 건물 본체를 그대로 옮겼고 기와공을 불러 지붕을 복원했다.
이전한 상엿집은 3칸 규모로 왼쪽 칸과 가운데 칸에 문짝을 단 마루가 있고, 오른쪽 칸에는 장례용구를 보관했다. 내부에 상여를 올려두는 7m60cm짜리 방틀이 있으며 장례식에서 누가 상여를 메고 흙을 팠는지 등을 적은 문건 10여 점이 발견됐다.
이번에 지정예고 된 문화재는 곳집(상엿집) 1동, 상여 2습 및 관련된 문서 등이다. 곳집(상엿집)의 경우 상량문에는 1891년에 세워진 것으로 돼 있으나, 지역주민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실질적으로는 250~3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형태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홑처마로 이뤄진 맞배지붕 형식으로 용마루와 내림마루의 선이 아름답고 화려하며 위엄을 갖춘 누각의 형태를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건물내부는 상여를 보관하는 공간과 부속품 등을 두는 2개의 공간으로 구분됐다.
이 경산의 곳집(상엿집)은 일반 곳집이 흙벽과 평지 바닥으로 되어 있는데 비해 전체가 목부재를 사용한 벽과 높은 마루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건축학적인 가치가 있다.
또한 이 곳집 속에서 전통 상여 2습, 장례에 쓰던 각종 제구, 상여제작ㆍ운반 등과 관련된 비용기록 문서 및 마을 공동체의 촌계(村契) 문서들이 함께 발견돼 상여문화 전체를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속학적ㆍ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앞으로 문화재청은 중요민속자료 지정이 완료되면, 이에 대한 효율적 보존대책 마련을 위해 소유자, 소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