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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태(경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 며칠 전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선행하던 승용차량의 뒷 유리창에 붙어 있는 다소 황당하면서 재미있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초보운전, 나도 내가 정말 무서워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자신이 초보운전자임을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고 아직 운전이 미숙한 초보니 서툴러도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의미로 부착한 것으로 보였다.
그 문구를 보자 웃음이 절로 났다. 그런데 그 문구는 잠시나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는데, 과연 나는 얼마나 도로에서 진정으로 초보운전자를 과연 얼마나 배려해 주었던가, 아니 혹시 천천히 운행하는 초보운전자에게 화를 내지는 않았던가! 순간 회상해본 모습은 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고 말았다.
누구에게나 차량을 운행하여 도로로 나오는 것이 정말 두려웠던 초보시절이 있었다. 처음부터 운전에 능숙한 사람은 절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도로에서 초보운전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그리 크지 않다.
때로는 아예 도로에서 서행운전을 하는 초보운전자들을 크게 위협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간혹 '초보운전'이라는 안내 문구를 부착하고 운행을 해도 조금 천천히 가는 것 같다 싶으면 연신 경적을 울려대고 상향등을 번쩍이곤 한다.
아예 옆으로 지나가면서 삿대질을 하고 심한 경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운전자도 보게 된다. 지나치게 재촉하듯 경적을 울리는 것 자체가 초보운전자를 위협하는 난폭운전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초보운전은 다만 운전에서 조금 서툴 뿐이다. 누구에게나 설레고 크게 긴장했던 초보운전 시절이 있었음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모든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만나는 초보운전자를 비롯하여 여성운전자, 고령의 운전자를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좀더 빨리 도로 운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는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는 자유로운 이동의 공간이다. 그래서 더욱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그러한 운전자들의 인식에서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
지금 앞서 진행하고 있는 초보운전 차량이 있다면 자신의 초보시절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진정 성숙한 운전자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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