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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연작과 일련의 드로잉 작품 선보여

이원석(문엄) 2009. 4. 6. 12:51

<맨드라미> 연작과 일련의 드로잉 작품 선보여 
갤러리 분도 4/13-5/16 김지원 작가 초대전 기획
최은하 기자 ceh8554@hanmail.net

대구시 대봉동에 위치한 갤러리 분도에서는 4월 13일부터 5월 16일까지(오프닝 4월 13일 오후 6시) 김지원 작가의 초대전을 기획했다.

   
▲ 맨드라미227×182㎝oil on linen 2008(왼쪽)과 맨드라미227×182㎝oil on linen 2008

인하대 미술교육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 미술학교(슈테델 슐레)를 졸업한 작가는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유화 및 드로잉 작품을 통해 개인과 사회, 실재와 가상의 관계를 사유하면서 명성을 쌓아왔다. 또한 그는 몇 해 전부터 <맨드라미> 연작을 발표하면서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림은 최근에 완성한 <맨드라미> 연작과 일련의 드로잉 작품들이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맨드라미는 그가 2004년 봄에 작업실 뒷마당에 직접 심어 자라난 것들이다. 화폭에 옮겨진 그 꽃들은 초록과 붉은 빛의 대비가 선명하다.

   
▲ 맨드라미227×182㎝oil on linen 2008(왼쪽)와 무제60×45㎝ball point pen, gouache on paper2007

작품은 꽃과 풀이 가진 싱싱한 향이 그림을 벗어나 전시 공간을 가득 메우는 듯한 공감각적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 앞에서 우리는 삶의 기쁨, 격정, 혼란, 고독,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체험한다.

작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맨드라미를 동물적인 특성을 가진 식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렬한 빛을 띠며 한껏 부풀어 오른 꽃과 그 속에 담긴 무수한 씨앗은 유기체가 종족번식을 하는 욕망을 보여준다. 어떤 것은 번창하고 또 다른 것은 허무하게 져버리는 모습은 인간 사회의 현실과 닮아있다.

   
▲ 무제60.5×45㎝ball point pen, gouache on paper2007

때때로 열정적이며, 무심하고, 표독하며, 농염하고, 순수하기도 한 그것은 우리들의 모습이며 또 작가 본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결국 맨드라미의 그림은 작가가 바라보는 사랑과 정치, 욕망과 종교의 관점을 모두 품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는 발표하지 않은 드로잉 작업도 공개한다. 작가는 그의 작업을 통해 회화가 자부해 온 예술적 엄숙함을 해체한다. 비행기나 타워 크레인 같은 대상이 가진 엄청난 속도나 높이, 무게는 그 자체가 볼거리로서 회화 예술의 알레고리이다.

작가는 거기에 사람을 엉뚱하게 그려 넣으면서 상황 자체를 유희적인 것으로 바꾸어버린다. 그는 이러한 뜬금없음의 이유를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뜬금없기는 맨드라미 그림이 나타내는 집요함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전시는 전혀 다른 것 같은 <맨드라미>와 드로잉 작업을 통해, 사실은 작가가 고집스레 하나의 예술 여정을 터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