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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보내라” 자녀유괴 협박 사기전화 극성

이원석(문엄) 2009. 6. 13. 06:22

“돈 보내라” 자녀유괴 협박 사기전화 극성 
주은숙 기자 ycnews24@hanmail.net

   
▲ 주은숙 기자
“엄마! 나 지금 칼에 찔린 채 지하실에 갇혀있어."

야사동에 사는 박모(여ㆍ42)씨는 며칠 전 받은 한통의 전화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고 했다.

구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고 이어서 한 남자가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돈을 보내라고 협박했다는 것.

마침 집에 있던 남편이 전화를 받아 그 남자에게 얼마를 원하느냐고 하자 600만원을 계좌로 보내라고 했다. 아들을 바꾸라고 해 통화하니 “아빠! 많이 아파. 빨리 돈 보내줘.”라고 말해 평소에 아빠에게 깍듯이 존댓말을 하는 아들의 말투가 아니라 전화사기인 것을 눈치 채고 협박범에게 “500만원도 없는데 어떻게 600만원을 보내느냐?”라고 하니 ”XX놈”이라고 욕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박씨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뒤 아들의 학교로 전화를 하니 선생님이 “지금 교실에서 공부 잘하고 있다”며 안심을 시켜 사건은 일단락됐다.

“어떻게 아들의 목소리도 못 알아보느냐?”고 했더니 “울먹이는 목소리가 아들의 목소리와 꼭 닮아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옆에서 함께 얘기를 듣던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위에서 이런 부류의 전화를 받은 사례를 밝혔는데 비슷한 상황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이러한 협박성 전화는 중국 등 외국에서 온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무작위로 신상정보 등을 파악해 협박하는 지능화된 전화사기 수법으로 자녀의 납치를 가장해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쏠리게 해 자금이체를 하도록 하는 신종 사기사례라고 한다.

남편 없이 혼자 있었으면 당황해서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박씨의 말처럼 많이 당황되겠지만 일단 의심을 하고 먼저 경찰에 알린 후 침착하게 대응해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