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아파트 주민들은 4시간여 걸려 도착한 순천 송광사에서 만난 전주의 동국아파트 주민들을 만나 악수를 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주암IC에서 청구아파트 주민들이 탄 버스에 탑승한 동국아파트 송안성 자치위원장은 “지난해와 몇 분이 바뀌셨네요? 혹시 안 보이는 어르신들 건강은 괜찮으시지요?”라고 인사를 하며 송광사로 안내했다.
경북 영천시 동부동 청구아파트자치회와 전북 전주시 동산동 동국아파트자치회가 9년째 우의를 다졌다.
양 아파트 주민 90여 명은 7일 전남 순천에서 만나 송광사와 낙안읍성민속마을 관광 등을 함께하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벚꽃길이 일품인 송광사 입구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 천년고찰 송광사를 찾았다.
남아 있는 기록에 의하면 송광사는 신라말 혜린(慧璘)선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한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송광산 길상사(吉祥寺)였으며 100여 칸쯤 되는 절로 30, 40명의 스님들이 살 수 있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절이었다고 한다. 그 뒤 고려 인종때 석조(釋照)대사께서 절을 크게 확장하려는 원을 세우고 준비하던 중 타계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50여년 동안 버려지고 페허화된 길상사가 중창되고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각광받게 된 것은 불일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정혜결사가 이곳으로 옮겨지면서부터이다.
지눌스님은 9년 동안의(명종 27년-희종 원년) 중창불사로 절의 면모를 일신하고 정혜결사운동에 동참하는 수많은 대중을 지도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했다.
이때부터 송광사가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유재란, 6ㆍ25사변 등 숱한 재난을 겪었으나 지속적인 중창불사로 지금의 위용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송광사에서 나와 순천시 낙안면에 소재한 낙안읍성 민속마을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넓은 평야지에 축조된 성곽으로 성내에는 관아와 100여 채의 초가가 돌담과 싸리문에 가려 소담스레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옛 고을의 기능과 전통적인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서민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현재 85세대 229명이 살고 있음)에도 보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전통문화로서, 낙안읍성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낙안읍성 관광을 마친 후 주차장에서 동국아파트에서 준비해온 홍어회 등 푸짐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나눴고 영천에서 준비한 별빛촌 미나리와 전주의 명품 배를 교환한 후 1년 후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양 자치회는 2002년 영ㆍ호남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미래 우호관계 유지를 위해 자매결연 체결 이후 매년 영남과 호남지역을 번갈아가며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청구아파트 박현복ㆍ강봉선 자치위원장은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아파트주민들이 영ㆍ호남 우정의 교류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다. 1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동국아파트 주민들을 영천으로 초청해 대대적인 행사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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