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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원 명주농악풍물단 명주리 주민들과 한마당

이원석(문엄) 2012. 12. 24. 11:00

“장관상ㆍ도대회 장원, 이젠 문화재 지정돼야”
영천문화원 명주농악풍물단 명주리 주민들과 한마당

“저 사람도 이젠 많이 늙었네.”

전상문 어르신(78)이 18년 전 여름이 유난히 더웠다고 회상하다가 뒤늦게 도착한 추현태(49ㆍ영천문화원 명주농악풍물단 강사) 당시 상쇠를 반기며 세월의 흐름을 반추했다.

 

   

 

영천문화원(원장 성영관) 명주농악풍물단(단장 최홍철)과 명주리 주민들이 20일 오전 명주농악의 발상지인 명주리 마을회관에서 만났다.

김일홍 당시 단장(68ㆍ북안농협 조합장)을 비롯해 마을주민들이 명주농악풍물단을 반겨주었고 12마당 풍물을 시연한 후 함께 공연을 펼쳤으며 미리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정을 나눴다.

영천문화원 이원석 사무국장의 사회로 풍물단과 주민들의 상견례가 이뤄졌고 최홍철 회장의 모임 취지설명, 김일홍 전 단장, 권영락 영천문화원 부원장, 김중하 영천시 문화공보관광과장의 인사말을 들은 후 마당으로 나갔다.

 

   

 

이날 시연에서 명주농악풍물단은 ‘丁(정), 土(토), 田(전)’ 대형을 자유자재로 시연하며 명주농악의 진수를 보여줬고 주민들은 유난히 더웠던 1994년 3월부터 10월까지 고생하면서 연습했던 과정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어들었다.

한해전인 1993년 북안면 명주리 동민들이 사라져가는 명주농악을 전승하기 위해 영천군대표로 상주에서 열린 경상북도풍물경연대회에 참가했으나 시간초과와 몇 가지 실수를 범하면서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입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당시 대구경북의 최고권위자로 심사를 맡았던 영남대 김택규 교수가 새롭게 발굴된 가락에 관심을 갖고 경상북도 대표로 출전할 것을 종용해 동민들이 회의를 한 끝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한다.

 

   

 

김택규ㆍ권영철 등 4명의 교수가 지도를 하면서 주변 마을을 돌아다니며 가락을 채집해 정(丁)ㆍ전(田)ㆍ토(土)자 등 글자 시연과 상모의 모심기 공연 등 12마당을 완성하고 메구 3, 징 4, 북 8, 장고 8, 상모 8명으로 악기배열도 마쳤다.

추현태씨를 상쇠로 부쇠 손종구ㆍ전상호ㆍ박경돈, 선상모 배관호, 수북 김해석씨 등 지금도 각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실력자들이 한마음으로 화합해 열심히 연습했다.

마침내 1994년 10월 21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농악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명주리 주민들은 고령화로 인해 7-8명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어 지난 2010년 영천문화원에 명주농악을 전수했고 명주농악풍물단이 지난해 10월 20일 영주 서천에서 열린 제19회 경상북도풍물대축제서 장원을 차지하며 명성을 이었다.

명주농악풍물단은 앞으로는 매년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조언을 받겠다는 약속을 했고 마을주민들은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명주농악이 문화재로 지정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영천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