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문화유산 자료/영천문화유산 답사기

48.‘ 며느리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로 버름보 통수’

이원석(문엄) 2011. 12. 1. 10:42

양수 선생 후진양성하며 구곡원림 경영한 횡계구곡(橫溪九曲)

 

개울에 둥근 구슬 같은 암반이 많고 물이 맑은 화북면 옥계리. 자을천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하기 위해 보를 막고 제방을 구축한 버름보 위에 제방을 구축한 사람들의 공을 기리기 위해 비녀비가 세워져 있다.

 

보 공사 당시 커다란 바위가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고 한다. 이곳의 책임자였던 시아버지가 매일 정(釘)으로 바위를 뚫었으나 좀체 뚫을 수가 없었다. 마침 점심을 갖고 온 며느리가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로 그 바위를 쪼아 마침내 통수(通水)하게 됐다는 것.

 

영천향토사연구회(회장 이상억)에서 보현산댐 건설이 한창 진행중인 비녀비를 찾았다. 한쪽에 외로이 방치(?)돼 있었지만 비녀각 안에서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다행히 댐 제방보다 아래에 있어서 수몰위기는 넘긴 듯하지만 수변공원이 조성되면 잘 보전하든지 적당한 위치로 옮겨야 될 것 같았다.

 

이어 정만양·규양형제의 우의와 풍류가 깃든 횡계구곡의 원류찾기에 나섰다. 제1곡 쌍계(雙溪)에서 시작해 제2곡 공암(孔巖), 3곡 태고와(太古窩), 4곡 옥간정(玉磵亭), 5곡 와룡암(臥龍巖), 6곡 벽만(碧灣), 7곡 신제(新堤), 8곡 채약동(採藥洞)을 차례로 둘러보았으나 저수지 건너편에 있는 고암(高菴)은 다음 기회에 보기로 기약하고 돌아왔다.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본 따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즐겨 읊었던 구곡가계, 영천에는 횡계구곡과 병와 이형상 선생이 지은 성고구곡이 남아있다.

 

형제인 훈수 정만양 선생과 지수 정규양 선생은 병와 선생과 동시대에 살면서 서로 교유하며 자신의 근거지에 구곡원림을 설정하고 경영하며 주자의 삶은 자신들의 거처에서 실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