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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아 문외동 회화나무 아래서 31년째 동제
이원석(문엄)
2011. 2. 17. 07:49
“정월대보름 맞아 마을의 안녕과 평화 기원” |
정월대보름 맞아 문외동 회화나무 아래서 31년째 동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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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편집위원ㆍ홍목흠 기자 ycn24@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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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하루 전인 16일(음력 1월 14일) 저녁 10시경,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문외동 동제현장을 찾았다.
15명의 마을 어르신들과 전종천 영천시의회 부의장, 이잠태 중앙동장, 황태출 중앙동 노인회장 등이 제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27일(음력 1월 14일) 저녁 10시 영천시 문외동 323-1번지 450여년 된 회화나무 아래에서는 이 마을에서 31년째 이어져온 동제를 지내고 있었다.
이날 제주는 정주복(76) 어르신이 맡았고 제관은 김수기 어르신, 축관은 정동순 어르신이 각각 맡았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려놓고 순서에 따라 제사를 지낸 후 소원을 빌면서 소지를 태우고 함께 음복을 했다.
마을에서 첫 동제를 지낸 것은 지난 1980년. 당시 대구-포항간 산업도로를 개설하면서 도로변에 있던 이 나무를 없애려고 했으나 마을주민 등의 반대로 보호를 받았다. 또 공사를 하면서 주민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도로변에 걸쳐진 나뭇가지를 자른 목수가 반신불수가 되면서부터 동제를 지내게 됐다고 한다.
수고 20m, 나무둘레 1.5m로 마을의 당산목인 이 나무는 2009년 7월 7일 산림유전자원보호수로 지정되면서 울타리를 만들어 보호하고 있다.
전종천 시의회 부의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신앙인 동제가 중앙동에 남아 맥을 잇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옛것을 보전하고 화합하면서 미풍양속을 계승해 잘사는 중앙동을 만들어나가는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앙동노인회 황태출 회장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올 한해 마을에 화재나 질병 없이 평안히 잘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안녕과 화평을 기원한다.”며 “고령에 의한 사망 등으로 해마다 참가자들이 줄어든다.”며 안타까워했다.
동제는 분향강신, 참신, 헌작독축 순으로 하며 마을의 무사를 기원한 후에 각 세대주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태우는 소지를 올리면서 소원이 성취되기를 빈다. 그리고 음복을 하고 동네의 일을 상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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