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살며 사랑하며

런던에서 온 편지

이원석(문엄) 2010. 11. 10. 17:47

이원석 사무국장님께 드립니다.

 

잘 귀국하셨군요.

서울에서 대구까지가 먼거리이지요.

예전에 한국 있을 때 추풍령휴게소, 금강휴게소에서 먹은 국수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때는 비행기도 거의 없었고, 새마을호 내지는 고속버스가 가장 일반적인 교통수단이었는데 말이죠.

 

구미를 지나 낙동강을 건널 때 길게 뻗어 있는 모래사장이 참 보기가 좋았었던 때 이기도 합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그 모래사장도 없어지겠죠.

남아있어야 할 부분인데 말이죠.

 

대구에서 지하철이 많이 확장 되었나 보군요.

지하철에서 차를 타고 집 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해 보입니다.

영천은 지나만 갔었지 직접 인연이 많이 닿은 적은 없었던 듯합니다.

 

예전 노태우 대통령 집권 당시 영천에서 민정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신 정동윤 의원님이 고등학교 선배님 이십니다.

제가 서울에 있을때 고등학교 동창회 일들로 종종 교제를 나누었었던 분이기도 하지요.

까마득한 선배라....

 

아마도 영천과 굳이 인연을 찾아보자면 이분 때문에 많이 알게 된듯 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 들은 이야기로는 돌아 가신 박정희 대통령이 경주를 고도로 보존하고..

경주시를 영천으로 옮긴다는 그런 그림을 그렸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경주에 대해서 많은 애착을 가지신 그분을 생각해볼 때 아마도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듯 합니다.

 

건천을 지나 국도를 타고 조금만 더 가면 영천이이었지요.

아마 이 국장님도 그길로 경주로 종종 여행을 오곤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고등학교 때 경주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면....어쩌면 동일한 시간에 비슷한 공간에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동일한 시대를 함께 공유한 동갑이라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고향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참 복인 듯합니다.

저는 친구들이 절반은 서울 그리고 절반은 경주에 있어요.

세월이 지날수록 경주에 있는 친구들이 부럽고 보기에도 좋고 그렇습니다.

 

사람도 동물이라...회기본능이 있나 봅니다.

젊을 때는 도회에서 살지만 나이 들고 세월이 지나면 다들 고향이 먼저 눈에 들어 오죠.

언제가는 돌아가야 할 모국이고...

안식을 찾을 곳이 경주 인지 모르죠.

 

* 문화원에 종사 하시는 이 국장님 여러 모로 부러워요.

하시는 일을 정확이 알 수 없지만...

제가 이곳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전공이 음식문화이고, 지금 하는 일이 음식의 트렌드를 분석 하여 사업의 정확한 방향을 설정하여 비지니스에 도움을 주는 컨설팅 일을 합니다.

 

음식의 사회 문화적인 역할들을 잘 살펴보고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유익한 방법들을 모색하여 도움을 주는 일이지요.

결국 이일도 문화 이지요.

음식문화는 상당한 creative industry로 서양에서 평가를 받아요.

고급문화 이지요.

 

한국에서는 그냥 먹고 마시는 단순한 이로 치부해 버리지만,

서양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태도는 아주 독특하지요.

한국이 식당이 많지만....음식문화는 아직도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들어 가는 입구에 있다고 봐요.

 

유럽과는 최소한 30-50 년 정도의 편차가 있어요.

문화로 바로 보는 음식에 대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에는 별로 없지요.

선진국을 유람한 이 선생님께서도 아마 이제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국에 계실 때 말씀 드린 바처럼,

작은 지류는 다르지만 아마도 문화라는 큰 범주에서는 이 선생님이 하고 계시는 일과 제가 하는 일도 결국은 같은 마당에 있다고 생각 합니다.

따라서...아마도 함게 무엇을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종종 교제를 하면서 생각을 나누면 좋은 일이 있겠지요.

인연은 무엇을 일구어 나갈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 모든 일들이 다..사람이..만들어 가기 때문이죠.

서로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인연은 항상 좋은 것들로 수확이 들어옵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과 소통을 하면서 일을 도모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유럽과 문화대국입니다.

그중에서 프랑스와 영국은 중심에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제게 도움을 요청 할 일이 계시면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종종 짬나면 메일 주시고요.

 

마지막 런던에서 말씀 드린 바처럼...

조그만 실타래로 알게 된 인연이지만...

튼튼한 동아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아줄이면 무엇인들 못 하겠습니까.

더불어 살아가는 소통의 연대를 꿈꾸어 보면서..

이만 줄입니다.

 

새벽 2시가 다 되어 갑니다.

내일 신문사 원고 마감이라 오늘은 잠자는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요..

 

런던에서

정갑식 드립니다.

 

 


 

 

정갑식 입니다..

 

보내신 메일 하단에 영천뉴스 클릭이 있어서 잠깐 들어가 보니,

이 국장님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졸리운 눈으로 주마간산식으로 봤는데..

몇 개의 수정을 부탁드립니다.

 

1. 마지막 사진에 오류가 있습니다.

영국 한국 문화원이 아니고 주영 한국대사관 입니다. 점심먹은 알버트 펍 옆에 있었지요.

 

2. 런던 밀레니엄 다리 부분에서 저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현지 가이드란 표현 대신에 "현지 통역" 혹은 "현지 통역과 안내' 역할을 해주신...으로 정정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그럼,

너무 졸리운 눈으로 다시 작별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런던은 푸른 아침입니다.

 

하루를 열면서...

 

정갑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