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습니까?” “네! 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 봐라! 할 수 있습니까?” “네~엣! 할 수 있습니다아~!”
대한민국 3대 유격장 중 하나이며, 그중 가장 힘들다는 육군3사관학교 화산 유격훈련장에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졌다. 정예장교가 되기 위해 훈련 중인 여군 #55 사관후보생들이 매서운 유격교관의 구령에 따라 기초 장애물 훈련을 해내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8월 23일부터 하계훈련의 꽃이라는 유격훈련이 시작된 것.
40km 입소행군으로 훈련을 시작한 후보생들은 유격체조와 헬기 레펠훈련 등 고된 일정을 소화하며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유격훈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산악장애물, 종합장애물 훈련, 야간 방향탐지 훈련, 60km 복귀 행군 등 넘어야할 산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한 단계 한 단계 통과할 때마다 온몸 근육에 알이 박히는 유격체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영천의 맹위를 보여주려는 듯 35도를 훌쩍 넘긴 폭염이 숨 막히도록 내리쬔다. 얼굴은 땀범벅이요, 군복은 흙투성이가 된 지 오래. 계속되는 훈련으로 온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이들에게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다.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고 땀이 비 오듯 흘러도, 최고의 소대장이자 정예장교로 태어나기 위한 여군사관후보생들의 각오를 꺾지 못했다.
이은주 후보생(26ㆍ5중대)은 “강도 높은 훈련이 몸을 녹초로 만들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모든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해 여군사관후보생의 기개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6월 7일 입교한 여군 사관후보생들은 16주 동안 정예 초급장교가 되기 위해 올바른 국가관과 투철한 군인정신함양, 강인한 체력단련, 기초전투 숙달, 소부대 리더십 배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 9월 30일 소위로 임관한 후 병과 교육을 거쳐 이들을 기다리는 각급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화산유격장은 해발 828m의 가파른 암벽과 천연적인 산악분지로 형성돼 있으며 영천과 신녕, 문경새재와 서울로 연하는 국도변에 있다. 또 조선시대 숙종 35년(1709년)에 건립된 화산산성과 군수물자 조달ㆍ지원을 담당했던 호국사찰인 군수사, 윤숙 장군의 지휘소였던 괴헌정 등 선조의 호국사상 발자취가 잘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헬기 시찰 중 천혜의 교육장소로 낙점해 육군3사관학교 유격훈련장으로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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