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문엄) 2010. 4. 19. 08:18

장병훈 편집위원 siijang@hanmail.net

                             박규리(1960~ )


하늘이 두 쪽 나도 당신은 내 맘 모를깁니더
땅이 두 번 갈라져도 당신은 내 맘 모를 깁니더
하, 세상이 왕창 두 동강 나도 하마
당신은 내 맘 모를 깁니더
이 가슴 두 쪽을 지금 쫘악 갈라보인다 캐도
참말로 당신은 내 맘 모를 깁니더
………
술 깼나 저녁 묵자

 

술 아직 깨기 싫은가요? 하마예. 당신이 내 맘 몰라주는데 술 ‘확’깨서 무엇하겠능교. 하기사 술 안 깬다고 당신이 내 맘 알아주는 것은 아니지예. 그라마, 술 깨야하는기요? 술 멍청하게 취해 있어야하는기요? 대관절 우짜란 말인기요?

취중 몽롱한 상태로 팝콘처럼 터져버린 벚꽃길 걸어가니, 그대가 내 맘 아는지 더 헷갈리긴 합니더.

저녁 묵자고예? 잠깐만 기다리보이소. 지금, 이 가삼 두 쪽을 쫘악 갈라보일라카는 중입니니더.


   
▲ 시인 장병훈
시인 장병훈은 월간 시전문지 <심상>을 통하여 문단에 나왔으며, 동리목월문학관의 ‘詩作나무’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화룡동 산 7번지의 선화여고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문학동아리 ‘좁은문’지기를 하고 있다.

* 영천뉴스24 블로그인 <별빛촌닷컴>(http://www.01000.in)을 방문하면 장병훈의 <시와 연애를 하자> 전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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