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뉴스24/시와 연애를 하자(장병훈 편집위원)
책의 등 - 고영민
이원석(문엄)
2009. 4. 20. 11:21
책의 등
고영민
책꽂이에 책들이 꽂혀있다
빽빽이 등을 보인 채 돌아서 있다
등뼈가 보인다
등을 보여주는 것은
읽을 거리가 있다
아버지가 그랬고
어머니가 그랬다
절교를 선언하고 뛰어가던
애인이,
한 시대와 역사가 그랬다
등을 보이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
잠깐 다른 곳을 보는 것이다
옷을 갈아입는 네가
부끄러울까봐
멋쩍게 돌아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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